Bielefeld, 2017.03.16
Flucht Copyright © 2017 Yoonsun Yang
Flucht Copyright © 2017 Yoonsun Yang
희건이에게 하나 누나는 늘 있어왔던 사람이다. 희건이는 걷기도 전부터 우리와 함께 하나의 묘지를 찾았다. 아장 아장 걷고 말을 한 두마디 할 수 있을 때는 하나의 비석을 쓰다듬으며 “하나 누나, 안녕!”하고 인사를 했다. 아마 그 때는 엄마 아빠가 하나라고 부르는 대상이 그 비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언제부터 집에 있는 아기 사진이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하나가 추상적인 존재에서 구체적인 육체를 가진 사람으로 인식한 것 같았다. 더 이상 비석이 하나 누나가 아니었다. 이후 우리 집에 누군가 방문을 하면 희건이는 하나의 사진을 가리키며 자신의 누나라고 알려주었다. 몇 달 전에 희건이가 죽음이란 말을 배웠나보다. 우리에게 “하나 누나는 죽었죠?”라고 물었다. “죽었다는 말은 엄마 아빠를 슬프게 만드는 말이란다. 하나는 하늘 나라에 예수님과 같이 있어.” 라고 대답했다. 죽음을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하늘나라에 있다는 말을 죽음과 같은 의미로 통합한 것인지 확인 할 수 없었다. 내 짐작에 지금 함께 있지 못하고 다른 곳에 있다는 것과 죽음이라는 것이 같은 용도로 사용된다고 받아들인 느낌이었다. 하나가 지금 곁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납득시키고 오히려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하나 누나와 너무 함께 있고 싶으셔서 하늘로 데려 가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건이는 가끔 우리에게 동생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형제가 …
주문한 Montblanc Limited Edition Leo Tolstoy Sky Blue Ink와 Lamy Converter도착. 이 잉크 느낌이 좋다.
다시 한글 쓰기를 시작했다. 흘겨쓰지 않고 한글자 한글자 한획 한획 순서대로 천천히 써야 한다. 이유는 아들이 이제 한글을 배움이다. 덕분에 아빠의 손글씨가 아주 조금 예뻐졌다. 이왕 손글씨를 다시 쓰는 김에 만년필을 정리·보수해야겠다.
Copyright © 2017 Yoonsun Yang Nikon D5 + Nikkor 35mm f1.4G – ISO 12800, f1.4, 1/80s 이제 달빛 아래서 삼각대와 플래시 없이 찍을 수 있다.